국립한국문학관, 3.1절 맞아 「파리장서」 원본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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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국문학관, 3.1절 맞아 「파리장서」 원본 최초 공개
- 갓 쓴 선비들의 독립운동, 세계 평화의 사상 담아
- 「파리장서」 작성한 ‘곽종석·김창숙’을 3월을 빛낸 문학인으로 선정, 학술행사도 개최
국립한국문학관(관장 임헌영)은 3.1절을 맞아 「파리장서」 원본을 공개했다. 공개한 자료는 3.1운동 직후 전국의 유학자(儒學者)들이 연합하여 “파리평화회의”에 보낸 서한의 원본으로, 주동자인 김창숙(金昌淑)과 곽종석(郭鐘錫)이 협의하여 작성한 것이다. 곽종석 친필로 작성되었고, 후대에 한학자인 이가원(李家源)과 정무연(鄭無然)이 배관기(拜觀記)를 덧붙인 것이어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3.1운동 직후 전국 유학자들의 뜻을 모아 독립청원서 작성
‘파리장서 사건’은 3.1 독립선언서의 민족 대표에 포함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 전국의 유학자들이 ‘파리평화회의’에 ‘독립청원서’를 보내기로 한 데서 비롯되었다. 김창숙이 대표 역을 맡아 지역의 유학자들에게 담당자를 파견하여 뜻을 모았고 김창숙은 경북 지역의 유학자들을 만났다. 스승이자 학문적 동지였던 거창의 곽종석에게 초안을 부탁하고 함께 자구를 따져가며 최종본을 완성했다. 상해를 거쳐 파리로 갈 예정이었던 김창숙을 위해 곽종석은 상해에서 도움을 얻을 인사들을 소개해 주었고, 「파리장서」의 원문은 한 행씩 잘게 찢어 짚신을 삼아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게 했다. 김창숙이 경북지역에서 원본을 작성하는 사이 김복한(金福漢)이 중심이 되어 충청 지역의 유학자들이 별도로 ‘독립청원서’를 작성하였다. 회의를 거쳐 곽종석의 원본을 채택하였고 수정을 거친 후 137명의 유학자들이 연명하여 최종 발송본이 완성되었다.
「파리장서」는 당시 한국 대표로 파리에 파견되어 있었던 김규식에게 우송하였고, 각 언론사와 영사관, 국내의 향교에도 한문본과 번역본을 배포했다. 3.1운동을 조사하던 일본 경찰에 의해 사건이 발각되어 곽종석, 김복한 등 20여명이 옥고를 치렀다.
“오늘이야말로 죽을 곳을 얻었다.” 죽음의 각오로 쓴 「파리장서」
김창숙은 독립선언서에 유림 대표의 서명이 없음을 보고 “망국의 책임을 져야 할 유교가 이번 독립운동에 참여치 않았으니 세상에서 고루하고 썩은 유교라고 매도할 때에 어찌 그 부끄러움을 견디겠는가?”라고 통탄했다. 곽종석은 파리장서 작성을 위해 김창숙이 방문하자 김창숙의 손을 잡고 “내가 망국대부(亡國大夫)가 되어 늘 죽을 곳을 얻지 못해 한으로 여겼더니, 오늘 늙은이가 죽을 곳을 얻었다.”라고 반겼다고 한다. 「파리장서」는 이러한 지식인으로서의 자각과 독립을 향한 열망에서 나온 산물이다. 기획한 시점에서 전국 유림의 뜻을 모으고 서한을 작성하여 김창숙이 상해로 향하기까지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통해서도 「파리장서」에 담긴 당시 유학자들의 열망을 짐작할 수 있다.
국제 사회를 향해 보내는 길고 긴 편지, 세계 평화의 사상을 담다
「파리장서」는 여러 문헌에 그 내용이 전해지고 있지만, 원본이 공개된 적은 없다. 이번 자료 공개를 통해 그 실체를 온전히 확인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친필 원본 자료 공개를 계기로 「파리장서」의 현재적 의미를 재조명할 필요가 제기된다.
첫째, 3.1운동의 영향으로 구 지식인으로 불리는 유학자들이 전국의 유림 조직을 규합하여 서한을 작성했다. 신분과 처지를 막론한 전 국민적 독립운동으로서의 3.1운동의 의의를 실감하게 하는 자료이다.
둘째, 작성자들은 시종일관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외교문서의 형식을 고민했고, 여러 필자들의 의견을 모으고 수정을 거듭하여 「파리장서」는 완성되었다. 「파리장서」는 독립운동의 정치적 무게와 문학적 전달력을 함께 갖춘 자료이다.
셋째, 「파리장서」는 전통의 사상을 기반으로 국제적 정세와 현실적 가치를 담아낸 문장을 통해 ‘독립의 사상’이 곧 ‘평화의 사상’임을 보여주었다. 우리 문학 유산의 가치와 전통 보존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3월의 문학인으로 ‘곽종석·김창숙’ 선정, 「파리장서」 조명 학술행사도 개최
‘파리평화회의’의 대표들을 향해 “진실로 만국이 평화하다 할진대 우리 한국도 만방의 하나이니 어찌 우리만 평화롭지 않겠는가.”라고 호소하는 문장은 지금 읽어도 장중한 울림을 준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자료 공개와 함께 ‘이달을 빛낸 문학인’으로 ‘곽종석’과 ‘김창숙’을 선정하고, 3월 26일 「파리장서」를 조명하는 학술행사를 성균관대학교에서 개최한다.
‘이달을 빛낸 문학인’은 국립한국문학관이 기획한 새로운 사업으로 매달 기념할 만한 문학인을 선정하여 발표할 예정이다. 누리집 칼럼 게재, 연계행사 개최 등을 통해 우리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문인들을 새롭게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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