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도 관찰사가 간행한 특별한 『용비어천가』 약본
세종대왕이 훈민정을 사용해 만든 첫 책은 무엇일까요.
바로 『용비어천가』입니다.
그런데 국립한국문학관에는 왕실에서 간행한 판본이 아닌
희귀한 판본이 있습니다.
바로 함경도 관찰사가 지역에 보급할 목적으로 간행한
『용비어천가』 약본입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나라가 채 안정되지 않았던 때,
청나라의 힘이 자꾸 커지면서 민심이 어지러워지자
함경도에 부임한 관찰사 한준겸은
가례와 소학을 간행하며 민심을 교화하려 애씁니다.
그러다 함경도 지방이 용비어천가에 등장하는
네 시조들이 활동한 지역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고
궁중에 가서 광해군 때 막 간행한 용비어천가를 받아옵니다.
그리고 125장의 내용 중 함경도와 관련한 내용 26장을 골라
약본을 만들어 보급합니다.
『용비어천가』에는 선왕들의 어려움을 잊지 말고
끊임없이 근신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전쟁 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한준겸은 그 뜻에 공감해
용비어천가를 보급하려 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한문을 모르는 사람들도 읽고 뜻을 알 수 있도록
한문에 음을 달고 뜻도 풀이해두었습니다.
세종대왕 나신 날을 기리는 5월, 선조들의 어려움을 돌아보고
현재의 귀감으로 삼으려 했던『용비어천가』의 뜻을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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